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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우주는 거대한 현악기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원리를 수(數)에서 찾은 학자였다. 그는 ‘신성한 연주’의 헌사에서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웅변과 서사시의 여신이며 아홉 뮤즈의 여신 중의 하나인 칼리오페의 아들인 오르페우스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판가이우스 산에서 지혜를 배웠다. 그리하여 오르페우스는 수(數)의 영원한 본질은 천상과 지구,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자연에 관한 최고신의 섭리라고 말했다.”   피타고라스는 음악에 내재된 수의 법칙을 우주에도 적용했다. 그는 현악기에 나타나는 줄 길이의 비가 태양계를 구성하는 별들 사이 거리의 비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음악의 비례 법칙을 조화의 근본 원리로 우주에 적용한 ‘천구의 음악’ 이론을 발표했다.   피타고라스에게 있어서 우주는 여러 개의 줄을 가진 거대한 현악기였다. 별들이 공전할 때 이 거대한 우주의 악기는 별들이 위치한 거리의 비율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이것이 바로 ‘천구의 음악’이다. 별들이 움직이는 속도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중심에서 가까운 별은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낮은 소리를 내고, 중심에서 먼 별은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높은 소리를 낸다. 중심에서 화성과 지구의 거리 비례는 약 2 대 3이 되는데, 따라서 두 별은 서로 5도 관계에 있는 음을 연주한다. 한편 그 자체가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우주 전체에서는 옥타브 소리가 난다고 믿었다.   피타고라스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정말 우주의 하모니를 들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별들이 자기 소리를 낸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믿음’의 영역에 불과하니까. 그런데도 그가 이렇게 믿은 것은 음악 말고는 이 완벽한 조화를 설명할 길이 없어서 아닐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현악기 우주 우주 전체 옥타브 소리 거리 비례

2024-10-2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끝까지

금성 반대편으로 가장 가까운 행성이 화성인데 현대 로켓 기술로 편도 당 약 7달이나 걸린다. 1977년에 발사된 보이저호는 그렇게 화성을 거치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지나 지금까지 47년 동안 날아서 태양계를 막 벗어나고 있다. 아직 태양인력이 미치는 곳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보이저호는 현재 성간(星間)을 나는 중이다.     성간이란 별과 별 사이를 말하는데 우리가 잘 아는 별이 지구가 속한 태양이고 보이저호는 지금 태양이란 별의 가장 가까운 이웃 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로 향해서 날고 있는데 태양 빛이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약 4년 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 은하라고 부르는 은하수 은하에 태양, 그리고 바로 곁에 프록시마 센타우리라는 별이 있다. 우리 은하 안에는 태양과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포함하여 무려 4천억 개나 되는 별이 있고, 그런 은하가 약 2조 개쯤 모여 비로소 우주를 이룬다고 한다. 우주가 138억 년 전에 빅뱅이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작하여 시간과 공간이 생겼고, 그 후 계속 가속 팽창하여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그 지름이 약 930억 광년 정도 된다고 추측하기에 이르렀다. 굳이 관측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빛의 속도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우주는 빛을 통해서 보이거나 탐지되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우주 안에서의 이동은 빛의 속도로도 수억 년씩 걸리고 더군다나 우주를 이루는 대부분 물질이 빛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서 아직은 우리가 판단하기에 너무 부족하다. 우주의 시작과 끝을 가늠할 정도의 과학 기술로도 아직 우주 전체의 중력을 거스르는 척력을 밝히지 못했고, 어렵게 찾아낸 블랙홀도 현대 물리학으로 풀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우주 바깥은 무엇인지,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도 없다. 그런 우주를 어떻게 여행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빛조차 수억 년 걸리는 우주여행을 우리가 직접 할 수는 없다. 지금은 여기저기서 인공지능 얘기지만, 얼마 전까지는 가상현실이 화두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직접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고도 컴퓨터 앞에 특수한 안경을 착용하고 마치 자신이 그 건물 안에 들어가서 직접 관람하는 효과를 느끼는 것이다. 천체물리학이 엄청나게 발달하여 우주 끝도 그렇게 가상현실에서 여행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법이 아니고서는 빛의 속도로도 수억 년씩 걸리는 우주 공간을 실제로 여행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구단을 줄줄 외는 초등학생에게도 인수분해는 급이 다른 산수다. 하지만 인수분해를 통달한 학생에게 미적분을 들이대면 그런 것도 수학이냐고 반문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무나 기름을 때서 불을 밝히던 시절에 살던 사람은 백열등을 행여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는 탈것을 통한 여행 시대에 산다. 하지만 미래의 여행은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획기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는 수억 광년 떨어진 다른 은하 속의 별까지도 방문할 날이 올 것이다. 필자가 초등학생 시절에 우리 집에 처음으로 전화가 설치됐다. 그때는 지금처럼 전화를 가지고 다닐 수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전화가 되는 작은 컴퓨터(스마트폰)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지 않는가!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우주 공간 우주 전체 우주 바깥

2024-07-26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의 운명

이 세상 모든 것은 시작이 있고 그 끝이 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인 태양도 약 45억 년 전에 태어나서 앞으로 80억 년 후에는 생을 마칠 것이다. 기껏 백 년 사는 우리 인간에 비하면 무한한 시간이다.     1930년경 에드윈 허블은 외계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낸 후, 그런 은하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은하들이 멀어지고 있는 속도를 계산해 낸 후 그 속도로 시간을 거꾸로 돌렸더니 모든 은하는 137억 년 전에 어떤 한 점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알았다. 마치 반쯤 보던 비디오테이프를 다시 거꾸로 감은 것처럼 우주의 시간을 되돌린 것이다.   은하끼리는 서로 멀어진다고 한다. 우주가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은하들은 서로 가까워져서 과거 어느 시점에는 한 지점으로 모이게 된다. 마치 부피는 없고 질량이 무한대인 블랙홀의 특이점 같다.     137억 년 전에 있었던 빅뱅 후 우주는 한없이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현대 천체물리학이다. 그런데 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밀도가 문제다. 우주 전체에 퍼져있는 물질의 밀도가 임계치 이하인 경우를 닫힌 우주라고 하고, 반대로 임계치보다 높을 경우를 열린 우주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우주는 딱 그 임계치의 경계선에 있는데 그런 우주를 평탄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는 일부러 미세 조정을 해놓은 것처럼 평탄하다.     우주 물질 밀도의 임계치를 구하면 세 변이 각각 1미터인 정육면체, 그러니까 1세제곱미터의 공간에 달랑 수소 원자 몇 개가 전부다. 오히려 진공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여기서 물질이란 크든 작든 기본적으로 원자핵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하는데 우주에 물질이 어느 정도 미만이면 닫힌 우주라고 해서 팽창이 점점 더뎌지다가 중력 때문에 수축하여 결국 찌그러지는 최후를 맞게 된다. 이를 Big Crunch라고 한다.     반대로 우주의 물질이 임계치 이상일 경우를 열린 우주라고 하는데 이 경우 더욱 가속 팽창을 하다 결국 찢기며 끝난다. Big Rip이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우주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미세 조정이 되어있어서 팽창은 하지만 영원히 존속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찰나를 사는 우리가 거창하게 우주의 미래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우리 은하의 미래나 알아보자. 우리가 속한 은하수 은하의 바로 이웃이 빛의 속도로 250만 년이 걸리지만 그래도 제일 가까운 안드로메다은하다. 은하수에는 태양과 같은 별이 약 4천억 개가 있고, 안드로메다은하에는 대충 1조 개나 되는 별이 있다고 한다. 그 두 은하는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40억 년 후에 합쳐지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시간은 우리 인류가 종속 가능한 시간을 훨씬 넘는 미래다. 따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시야를 더 좁혀 우리 태양계를 들여다보자.   태양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밝고 뜨거워져서 앞으로 10억 년 후에는 지구상의 생명체가 멸종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부풀어 적색 거성의 단계를 지나 나중에는 백색 왜성이 되어 오랜 세월이 지나 빛과 열을 완전히 잃은 후 우주의 암흑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역시 수십억 년이란 시간은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는 먼 미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우주 운명 우주 물질 우주 전체 우리 우주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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